리튼 원주민들을 섬겨주세요.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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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pril 16, 2022

2015년부터 리튼이라는 지역에서 원주민들과 교제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선교의 꽃을 피운 릴루엣은 다른 목사님께 맡기고 3교회가 연합하여 리튼 지역의 선교개척을 시작했어요. 2016년에는 우리 교회 몇몇 청년들과 방문해 핫도그를 구워 만들어 나눠 주며 인맥을 넓혔고, 2017년에는 원주민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만나 미팅을 가졌죠. 러브코라는 선교단체와 함께 한 마을 공연 행사, AG 마켓과 함께 한 마을 잔치 등 많은 추억이 쌓이자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인도하셔서 2018년부터는 학교 체육 수업 시간에 VBS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그런데 그만 2-3년간 코로나와 전국적으로 발견된 원주민 아이들의 대학살 흔적, 그리고 기록적인 화재와 수해로 리튼 지역은 어느 때 보다도 힘겨운 시기를 겪었어요. 다행이 언론과 민간단체, 정부의 지원이 집중되어 위로의 손길들도 있었죠.

작년 여름 화재로 마을 전체가 소실된 리튼 지역은 크게 5개 정도의 밴드로 나뉘어져 있어요. 그중에 다운타운에 위치해서 은행과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AG 마켓, 클리닉 등의 상권 역할을 했던 리튼 밴드가 화재로 소실되는 바람에 주변 작은 밴드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맞아 5백여 가정에 식료품을 지원한 후 올 3월 초에 다시 방문했을 때만 해도 원주민들이 식료품을 받아 갈 수 있는 마을 회관에는 구색을 갖춘 다양한 물품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방문을 했을 때는 비어있는 선반들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리튼 전역에 산불이 크게 번졌을 때 주변 밴드들에도 대피령이 내려졌었어요. 산불이 잡히자 다행히 집이 불타지 않은 원주민들은 복귀를 원했지만 공기의 질과 끊긴 상수도와 전기가 문제가 되어 대부분 자기 집으로 복귀하지 못했죠. 대게 친인척 집에 머무르기도 하고 정부 지원을 받은 분들은 주변 도시의 빈 모텔을 장기 계약하여 머물 수 있었지만, 올해 사람들의 관심이 식고 기억에서 잊히면서 정부지원도 급격하게 줄였데요. 결국 원주민들은 불편해도 자기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푸드뱅크 등에서 밴드별로 지원해서 언제든지 필요할 때 마다 받아갈 수 있던 마을 회관의 비치된 식료품들이 조금씩 바닥나기 시작한 거예요.

이번 방문에는 두 밴드를 방문했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마실 물, 스파게티 소스, 캔 스프종류, 간단한 조리식품, 그리고 청소용 세제 등이라고 해요.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간식도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헤어컷 서비스가 급한데 지금은 자기들끼리 대강 가위로 서로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것 같아요. 미용을 하려면 1시간 이상씩 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큰 마음 먹고 가지 않은 이상 부담이 되기 때문이죠. 열악한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좀 심란하더라고요.

현재 주변의 푸드뱅크와 미용사 등을 수소문해서 알아보고 있어요. 잘 연결이 되면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드리려고 해요. 우리도 모두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삶의 터전을 잃은 원주민 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으니 커피 한잔, 불필요한 소비를 좀 줄이고 아껴서 사랑의 섬김으로 따로 모아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해요. 성경은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주기를 잊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이 같은 행위를 제사 즉 예배로 보고 있어요. 사람의 불필요한 욕심을 채워주는 것은 뇌물이 되지만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는 섬김은 예배가 되요. 작은 자에게 선지자의 이름으로 물 한 그릇을 대접한 것에 대한 상을 결코 잃지 않게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예닮 식구들도 물질적으로 힘겹고 어렵겠지만 이번 주부터 마음을 모아서 작은 금액이라도 헌금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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