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인 듯 윤회 아닌 윤회 같은 세상?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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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May 9, 2021

요즘 부쩍 영적인 이야기를 하다보면 뉴에이지적인 윤회론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아요.

본래 힌두와 불교에서 유래한 윤회론을 조금 변형시킨 형태인데 핵심을 모르는 분들이 많죠.

본래 윤회란 삶과 죽음을 반복하면서 죄 값을 다 치르고 나면 해탈을 한다는 개념이에요.

전생의 삶에 따라 다시 미물로 태어나거나 보상으로 고위계급이 된다는 것이 윤회론인데,

카스트제도를 지키려는 인도에서 이는 종교적인 영역이라기보다 정치적 영역이었죠.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은 과거의 죄나 과거의 영웅적 행위의 결과니 그냥 수용하라는 거예요.

참고 잘 이겨내면 다음 생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환생할 것이라는 메시지에요.

그다지 윤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은 윤회론의 문제점에 대해 몇 가지 알려드려요.

먼저, 윤회론은 최초의 생명이 어디에서 어떤 상태로 시작 되었는지 설명을 하지 못해요.

어떠한 죄나 선한 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주가 생겼을 때 삼라만상의 근거가 없어요.

즉, 전생이 없던 시작에서 누구는 흑수저로 누구는 금수저로 태어나야만 하는 문제가 생기죠.

둘째, 윤회에 따르면 세상은 점점 좋아져야 하는데 반대로 세상은 날이 갈수록 더욱 악해지죠.

악인들이 벌을 받아 미물이 되면 그만큼 세상에서 죄는 사라지고 좋아져야 하지만 반대에요.

셋째, 인생들이 윤회하고 있다면 세계 인구는 비교적 고정불변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나요.

분명 성공적으로 죄를 해결하고 해탈한 분들이 많아질테니 인구가 줄어야 하는데도 늘어나죠.

넷째, 전생에 인류에 공헌한 영웅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동시대에 여럿인 경우도 있어요.

누가 진짜인지도 혼동되지만 전생에 그런 업적을 이루었으니 더 좋은 모습이어야 하는데,

윤회 도중에 어떤 죄를 짓다가 벌을 받았길래 지금은 그때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지 궁금하죠.

게다가 전생에 나무, 이끼, 벌레였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지금보다 더 좋았다고들 하니,

윤회는 더 좋아지는 쪽이 아니라 사실은 더 나빠지는 쪽으로 환생하는 셈이에요.

다섯째, 정말 윤회를 믿는다면 돌아가신 분에 대해 제사를 지내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죠.

사람이 죽고 다시 태어날 때까지의 시간을 중음(중유)이라고 하는데 길어야 49일이에요.

그러니 49제를 지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이후에는 해탈을 했거나 다시 환생했겠죠.

제사상 주변을 알짱거린 파리를 죽였는데 환생한 조상이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윤회설의 철저한 윤리기준을 과연 누가 정하고 집행하는지 이렇다 할 답이 없어요.

윤회론은 사람들로 하여금 윤리적으로 살도록 설득하기보다는 대게는 현실 안주로 끝나요.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다음 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 하지 않죠.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믿어야만 삶은 나름대로 가치 있게 변해요.

한번 뿐인 삶을 믿고 싶은 것에 걸지 말고 믿어야 할 것에 걸어서 의미 있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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