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인들을 부탁해(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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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February 23, 2020

레위인들을 부탁해

돈에 관련한 주제라 불편할 수 있지만 성경적인 레위인 제도에 대해 소개할까 해요.

예배 전문가로 구별된 레위인이 오늘날 목회자들이냐는 신학적 토론이 있지만,

건물보다 사람이 교회라는 인식을 갖고 있을수록 목회자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교회에서는 평신도 사역자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해서 목회자는 반드시 필요해요.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보면 전국대회 4강 상양 고등학교에 김수겸이란 포인트가드가 있어요.

매년 4강에 드는 그 고등학교에 감독이 없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감독 겸 선수로 뛰죠.

북산에 쫓겨 1점차 리드를 지키려 김수겸이 경기에 나서는데 오히려 1점차로 져요.

선수 겸 감독으로 뛸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이 패배의 원인이라 말하죠.

오늘날 레위인들도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뛰라는 압박을 받아요.

물론 돈을 초월해서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하는 분들이기에 경제적 훈련은 필수지만,

대부분이 월 1,500불미만의 사례비를 받으며 사역과 생활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면,

소명만 아니라면 다른 일 찾아 생활하는 것이 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보통 대학원 석사학위를 이상의 교육수준을 감안하면 전문가 수준의 대우를 받아야 하나,

주중에 일을 하고 잠을 줄여 설교를 준비하는 열악한 환경에 대부분이 노출되어 있어요.

그러면서도 자신이 선택했으니 당하라는 식의 대우를 받는 것을 볼 때면 화도 나죠.

예수님께서 3년 반 동안 사역을 하실 때 필요한 물질은 어떻게 충당하셨을까요?

30세까지 목수로 일 하시며 틈틈이 모아둔 돈이 있거나 하나님께서 비자금이라도 몰래?

필요할 때마다 오병이어의 기적, 혹은 물고기 입에서 반 세겔을 꺼내듯 충당하셨을까요?

성경은 예수님께서 풀타임 사역을 하시도록 주변에 돕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밝히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조차도 성도들의 섬김이 필요했다면 목회자들은 어떨까요?

사실 이 글을 쓰는 저는 오해에 대한 걱정보다는 쓰라린 기억을 직면할 용기가 필요해요.

성도들 헌금으로 ‘호의호식한다’는 오해나 비아냥 따위를 염려해 목회자가 되기 싫었고,

가까운 분에게 거지같이 왜 성도들의 헌금에 의존해 치사하게 생활을 하느냐고 상처도 줬죠.

우리 교회도 하나님 나라의 일을 위해 비전에 따라 더 많은 목회자들이 필요하게 될 텐데,

적어도 그분들에게 자긍심이 들도록 성도들의 성숙한 태도와 섬김의 문화가 되어야 해요.

거룩한 레위인들 없이는 교회가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은 성경과 역사가 증명해요.

레위인으로 헌신하시던지, 아니면 레위인을 지원하시던지 레위인과 교회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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