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회 서기가 되 버렸어요. (2018.02.11)

By
Updated: February 10, 2018

지방회 서기가 되 버렸어요.

 

이번 지방회 때 뭔가 직분을 맡게 될 것 같다는 염려(?)로 기도부탁을 했었죠.

역시나 ‘두려워하는 일은 반드시 닥친다.’고 처리할 일이 많은 서기를 맡게 되었어요.

일 년간 서류작업 할 일들이 많아졌어요. ^^

쌀 한 가마니 무게정도 되는 서류들을 들고 포틀랜드에서 밴쿠버로 돌아오면서

‘뭐 못할 것도 없지’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그래도 속에서는 마음이 불편했어요.

그런데 심장을 교훈하시는 예수님께서 깨닫게 해 주셨어요.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또 언젠가는 나도 맡아서 해야 할 일인데

번거롭고 힘든 일이라고 지금 피하면 지방회 소속 다른 목사님 중에 한 분이 고생해야 할 일이니

하나님 나라 입장에서는 결국 한 식구가 맡아서 좀 더 수고를 해 주면

혹여 지친 다른 식구는 좀 쉬어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주셨어요.

 

작년에 차를 좀 큰 걸로 바꾸면 교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차저차 하던 차에 저렴하게 차를 바꿀 시기를 놓쳤어요.

그래서 좀 불편해도 일 년만 더 타고 다니자고 생각했는데

큰 고장은 없지만 반드시 필요한 정비로 800불 정도를 사용해야 할 상황이 됐죠.

차를 바꾸라고 강추하셨던 친한 목사님께서 자기 말을 들었으면

그 돈을 아낄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가벼운 핀잔을 주셨어요.

그런데 만약 작년에 차를 바꿨더라면, 분명 내가 넘긴 차를 누군가가 중고로 구매했을 것이고

그 구매자가 조금 타고 다니다가 비슷한 금액을 들여 반드시 정비를 해야 했을 테니

제 돈을 아꼈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잖아요.

 

자녀 4 남매가 성인이 되어 제법 돈을 벌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모여 외식이라도 하고 다른 일로 돈을 쓸 상황에서는 어머니께서 발 빠르게 계산하셨어요.

그러면서 자식들이 각자 조금씩 모아 계산을 하던 어머니께서 모두 계산을 하던

결국은 ‘한 식구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어려서는 그 말씀이 ‘결국은 그 돈이 그 돈’이라는 뜻이라고 단순하게 적용을 했는데

목사가 되고 나서 깨달으니 내 돈 아까운 줄 아는 마음을 이겨내려면

성도들이 남이 아니라 식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였던 거예요.

 

자기 것을 내 놓는 것을 아까워하고 남의 것으로 쓰려고 하다보면 사랑이 식어요.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내 것으로 식구들 것을 아껴주는 사람이에요.

지방회 서기, 분명 시기적으로 제게는 버거운 일이지만 어차피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라면

조금씩 지금 힘겨움을 즐겨보려고 합니다.

예닮교회의 담임 목사로 세우신 이유는 일을 떠넘기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본을 보이는 삶을 살라고 부르신 것일테니까요.

우리 예닮인들은 삶의 터전에서 어떤 삶을 살고 계세요?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Time limit is exhausted. Please reload the CAPT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