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 땜시 바쁘실까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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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September 16, 2017

뭣 땜시 바쁘실까?

 

하루 사이에 각기 다른 두 분께서 급한 기도를 부탁해 왔어요.

한 분은 영주권 카드 갱신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의 기도부탁 이었어요.

법적으로 영주권 갱신을 위해서 일정 기간을 캐나다에 거주해야 하는데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나가있던 시간이 많아 정부에서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서

급기야 캐나다에 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영주권 카드 갱신을 거부했어요.

변호사를 사서 항소를 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영주권 카드 갱신을 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해왔죠.

 

다른 분은 선교사로 헌신하여 모든 과정을 끝내고 마지막 최종 면접을 봐야 하는데

최근 태어난 예쁜 딸이 있으며 가족과 친지들이 선교사로 나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고

게다가 지원한 국가가 다소 위험한 지역이라 면접에서 떨어질 수 있다며 기도부탁을 했어요.

 

두 기도제목 중에 뭐가 ‘좋다. 혹은 나쁘다.’며 비판해서는 안 돼요.

또한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로 두 기도제목 모두 좋은 응답을 받았어요.

그런데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참 아이러니 한 점이 있어요.

시간 계산을 잘 못해 오해를 받아 영주권 카드 갱신 문제가 생긴 문제는 깊이 공감하셔서

선하게 인도하시고 항소심에서 승리하게 하심으로 감사와 기쁨으로 법정 문을 나서게 하신 분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한국 최고의 명문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지도교수의 후임으로 장래를 보장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복음의 빚진 마음으로 외지에서 선교사로 지원하여 헌신하겠다는데

그건 조마조마하며 기도하게 하시고

우여곡절 끝에 최종 면접까지 가서야 어렵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살아가며 내가 만든 실수투성이를 좀 해결해 달라는 기도에는 쉽게 응답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겠다는 헌신은 오히려 기도하기 전에 응답해 주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끄시며 간절하게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그 섭리하심은 이해가 쉽지 않죠.

분명 신실하신 아버지 하나님은 두 기도제목 모두 기쁨으로 웃으시며 응답하시는 분이세요.

그러나 두 기도제목을 비교하며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은 내 삶을 뒤처리 해 주시느라 바쁘신 하나님께서

나중에는 내가 드린 삶을 더 가치 있게 쓰시기 위해 바쁘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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