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선교를 다녀와서 (201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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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ugust 27, 2017

리튼 원주민 선교를 다녀와서

 

지난 일주일간 ‘리튼(Lytton)’이라는 지역으로 선교여행을 다녀왔어요.

파트타임으로 오신 분들을 포함하여 총 26명이 참석했는데 예닮인은 5명이 함께했어요.

리튼으로 출발할 당시에는 아무런 계획을 세울 수가 없었어요.

사역을 문의하고 조정하려고 4-5번의 방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론은 기독교 단체와는 어떠한 연관도 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거든요.

너무 답답했던지 리더 중 한 목사님께서 이렇게 제안했어요.

가서 할 것이 없이 노는 아이들이 생기면 안 되니까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준비시키자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 의견에 반대했어요.

마치 군대에서 의미 없는 삽질을 시키는 것처럼

아이들이 할 일이 없어서 빈둥거릴까봐 인형극을 시킨다면

우리의 의도를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볼 것이며

인형극 준비 의도를 아이들이 알게 되었을 때 우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것을 생각하면

솔직하게 그대로 오픈하고 도착해서 하는 일 없어 빈둥거리더라도

차라리 무방비로 가서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지켜보자고 했어요.

그렇게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한성 형제가 함께 가는 선교라 적어도 휴가를 낸 보람이라도 있도록

무슨 일이라도 섬길 수 있게 해 달라고 내심 간절하게 기도했죠.

다행이 도착하자마자 섬길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많이 생겼어요.

한성 형제가 참 많은 일을 도맡아서 모범적으로 섬겨줘서 다른 교회 목사님들이 저를 부러워했죠.

절대 안 믿어지죠? ㅎㅎ 그런데 사실이에요.

 

원주민들은 여름 방학이 1달이라 벌써 새학기를 시작하고 있었어요.

Stein Valley라는 학교에서 90여명의 학생들에게 수요일과 목요일 점심으로

핫도그와 레몬에이드와 솜사탕을 줄 기회가 생겼어요.

목요일 저녁에는 원주민 청소년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데 거기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죠.

물론 참석한 원주민은 7-8여명 밖에 안 되고 우리가 더 많이 참석한 이상한 잔치(?)였어요.

핫도그와 레몬에이드, 솜사탕을 받는 사람들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을 때

겉으로는 ‘리튼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이야기 했지만

속으로는 ‘지금은 핫도그를 주지만 언젠간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인

예수님의 생명, 영생의 복음을 전해드릴 수 있는 날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죠.

‘예수님께 가는 가장 큰 장벽은 그리스도인 이였다.’라는 아이러니가

캐나다 원주민들에게는 너무 현실적이고 정확한 표현이에요.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학대가 원주민들에게 자행되었는지 몰라요.

그 여파로 복음의 문이 완전히 닫힌 황무지가 되어 버려 직접적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지금 현재 허용된 최고의 섬김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핫도그와 레몬에이드와 솜사탕에

모든 정성을 담아 섬겼어요.

하나님의 모든 정성이 담겨있는 복음을 전해줄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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