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하며 기다리는 이유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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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pril 8, 2024

성경에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인내’다. 예수님께서도 인내하셨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인내했다. 인내는 성령님의 열매이기도 하고, 구원을 위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눅21: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인내다. 기도한 후 당장 눈앞에 결과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마음을 바꿔 먹었으니 바로 상황도 달라졌기를 안달한다. 기다린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쉬운 일이 아니다. 온갖 선하고 좋은 것들은 한 번 했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운동 한 번 했다고 근육이 생기거나 건강이 바로 좋아지지 않는다. 하루 종일 공부했다고 영어 실력이 갑자기 향상되는 것도 아니다. 단번에 효과를 내는 것은 오히려 마약과 같은 나쁜 것들이다. 쉽지 않지만 인내하며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내 이후에는 열매다운 열매가 있기 때문이다.(눅8:15)

좋은 씨앗을 좋은 토양에 심는 것은 농사의 기본이다.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곡식이 성장하는 비유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마4:26-29) ‘아토마테’는 토양에서 스스로 자라나는 현상을 표현할 때 쓰인 단어다. 곡식은 농부가 잡아당긴다고 자라지 않는다. 스스로 자라나야 한다.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자라게 하지 못한다. 성도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씨가 성도들을 자라게 한다. 뿌리고 물을 주었더라도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농부는 씨를 뿌릴 때는 바쁘지만 뿌린 후 성장하는 동안에는 바쁘지 않다. 관리하느라 바쁠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농번기 이후 바쁜 시간은 지나간다. 추구할 때나 다시 바빠진다. 농부가 잘 해야 하는 것은 인내다. 때가 되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논에서 자라는 벼를 잡아 늘린다면 잠시 볏단이 커 보이긴 하겠지만 바람에 쓰러지고 뜨거운 태양에 말라 죽어버린다.

살아가면서 인내해야 할 순간이 많다. 차량 앞으로 무례하게 끼어드는 무식한 운전자에게도 인내해야 한다. 자기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되려 화를 내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인내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인내하지 못하고 내뱉은 후에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 될 것을 감정 따라 행동해서 후회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인내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내가 비겁함으로 오해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성질부리는 것이 용기가 아니듯 인내는 비겁함이 아니다. 언행을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을 진실한 사람이라 보지 않듯이 인내하는 사람을 가볍다 여기지 않는다.

최근 가족 간 불화가정이 많다고 한다. 자녀가 부모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부부가 서로 이혼 서류를 만지작거린다. 인내가 없기 때문이다. 인내는 남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것이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서 찾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해야 한다. 헌신도 섬김도 배려도 자신이 먼저 하는 것이다. 성도가 인내하여 담임목사가 성숙해진다. 담임목사가 인내하여 교회가 안정된다. 남편의 인내로 아내가 행복하고 아내의 인내로 남편이 평안하다. 감정대로 행동하고 열린 입이라고 열어두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묵묵하게 인내할 때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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