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처녀 비유에 관한 질문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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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anuary 6, 2024

지난 주 이창규 목사님께서 ‘열 처녀 비유’로 설교해 주셨다. ‘등’은 신앙의 ‘형식’이고 ‘기름’은 ‘어둠을 밝히는 인내의 삶’이라고 요약이 된다. 은퇴 목사님이 설교해 주시니 더 은혜가 되었는지 예배 후에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 대답이 될 만한 몇 가지를 나눈다.

이스라엘에서 결혼식은 더운 낮을 피해 서늘한 밤에 시작된다. 처녀가 10명이나 되었으니 신부가 아닌 들러리였을 것이다. 들러리는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나타나면 이내 어둔 길을 환하게 밝힌다. 어둠으로부터 신랑신부가 걷는 길을 호위하며 하객들에게 결혼식의 주인공을 알린다. 문제는 생각보다 신랑이 더디 왔을 때 생겼다. 슬기로운 처녀나 미련한 처녀나 다 졸며 잤다. 등과 기름을 준비한 처녀들은 마음 편하게 잤을 것이다. 하지만 등만 준비한 처녀들은 기름이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준비 안 된 사람들의 특징은 불안이다.

드디어 신랑을 맞으러 나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꺼져가는 등불에 준비한 기름을 채워 넣었다. 하지만 미련한 처녀들은 등불이 꺼져가자 채워 넣을 기름이 없었다. 슬기로운 다섯에게 기름을 빌리려 했지만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빌려 줬다간 슬기로운 처녀들의 등불까지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밤중에 기름을 파는 곳이 어디 있었을까? 용케도 온 동네를 뒤져 기름을 구해 돌아왔지만 주인 역시 매정하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비유는 항상 깨어 있으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모두 졸며 잔 처녀에게 깨어 있으라는 것은 기름을 준비하라는 의미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결혼식을 잘 준비했다. 미련한 처녀들은 결혼식을 준비하지 못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결혼식을 망칠 수 없었기에 기름을 나눠줄수 없었다. 미련한 처녀들은 결혼식 자체보다 자신들의 처지가 더 중요했다. 결혼식이 진행 중이건 말건, 심지어 결혼식이 끝나서 자신들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 없을지라도 상관없었다. 주인의 “알지 못한다.”는 표현에는 서운함과 매정함을 넘어 분노가 담겨있다. 사랑하는 아들의 결혼식을 망칠 뻔한 처녀들을 안다고 하고 싶지 않았다. 간혹 신부는 누구냐고 묻는다. 모른다. 하지만 들러리에게 기대가 그러했다면 며느리인 신부에게는 어떤 기대가 있었을까?

기름이 떨어진 등잔에서는 심지가 탄다. 연기가 눈에 닿으면 울게 된다.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 아는 방법은 내 주변 사람들이 울고 있는지 아닌지를 살피면 된다. 심지를 태우며 내뿜는 연기로 주변 사람들을 울고 있다면 빨리 기름을 채워야 한다. 빛을 밝혀 신랑 신부를 환하게 비추는 들러리처럼, 우리의 인생을 통해 세상은 예수님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두운 밤 신랑과 신부의 앞길을 비추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오늘 하루의 일상에서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삶이 깨어서 신랑을 기다리는 우리의 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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