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속 질문에 답하다. (2023.11.26)

By
Updated: December 1, 2023

현재 사용하는 “큐티집”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마음 교회에서 제작하는 것으로 판권을 허락받아 밴쿠버에서는 두 교회가 사용한다. 요즘 본문이 출애굽기인데 “왜 모세는 십계명 돌 판을 던져 깨뜨렸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출32:19)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귀한 돌 판인데 성질을 못 이겨 깨뜨린 것인지, 하나님의 뜻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 사실 모세를 만나 물어보기 전에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추론은 이렇다.


십계명 돌 판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모세가 십계명 돌 판을 들고 내려오기도 전에 아론과 백성들은 송아지 우상을 만들고 춤추고 놀았다. 모세가 던지기 전 이미 깨어진 것과 다름없다. 이미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모세가 던져 깨뜨렸기에 파기된 것이 아니다. 그 때 감히 하나님의 돌 판을 깨뜨렸다며 항의한 백성은 없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인정하시지는 않으셨던 같다. 그래서 두 번째 기회를 주실 때는 하나님께서 직접 만드신 돌 판을 기억해내서 동일하게 다듬어 만들어 산에 오르도록 명령하신다.(출34:1) 모세는 40주야를 굶은 데다 석판을 만들고 무거운 석판을 직접 들고 등산해야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레위인들이 동족을 죽인 사건이 있다.(출32:26-29) 하나님의 편에 선 자는 나아오라는 말에 레위 자손이 다 모여서 나왔다. 그들은 죄를 지은 백성들 사이를 오가며 칼로 3천 명 가량을 죽인다. 그런데 하나님의 편에 섰다는 칭찬을 받는다. 무슨 조화일까? 동족을 3천명이나 죽였는데 하나님의 뜻을 행한 사람이 되어 대대로 제사장으로 헌신하게 된다. 전통적인 해석은 모두가 하나님의 손에 의해 전멸되기 전에 모세와 레위가 선수를 친 것으로 본다. 마치 아빠가 잘못한 자녀를 단단히 혼내기 전에 지혜로운 엄마가 회초리로 대강 때려 울린 것과 같다. 정상적인 아빠는 우는 자녀를 더 이상 때리지 않는다.

목회자는 모세처럼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론 레위와 같은 역할도 한다. 그런데 성경시대와 다르게 요즘은 귀한 돌 판을 던져 깨뜨렸다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냐며 항의하는 시대다. 오죽하면 변호사들은 목회자들에게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계약을 깬 자신의 악함보다 리더의 행동을 문제 삼으며 자신의 죄를 숨긴다. 회개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은혜도 불필요하다. 변화된 삶은 남 탓하지 않고 자신을 숨김없이 하나님께 보일 때 가능하다. 의사에게 병을 숨기는 것은 그냥 죽겠다는 자세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ime limit is exhausted. Please reload the CAPT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