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안에 있어도 의견이 다를 수 있는가?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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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une 3, 2023

하나님의 뜻 안에 온전히 거하는 사람들은 만장일치 혹은 의견일치가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 핸리 블랙가비의 “하경삶”에도 이런 기대가 담겨있다. 하지만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어도 의견이 다르고 심지어 심하게 다툴 수도 있다. 사도행전에서 바울과 바나바는 2차전도 여행 전 ‘마가의 동행 여부’로 심하게 다툰다. 바울은 1차전도 여행에서 자신들과 동행하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마가를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주장했고, 바나바는 두 번째 기회를 주자고 했다. 결국 심하게 다투며 둘은 갈라선다. 성경은 바울과 바나바 둘 중에 누가 옳았는지 판단해 주지 않는다. 이후 사도행전에 바나바의 이야기가 더 이상 기록되지 않아 바울이 옳았다고 추론하기도 하지만, 순교를 앞 둔 바울이 자신의 옆에 ‘마가’만 함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여전히 누가 옳았는지는 알 수 없다.

성령 충만한 사람들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심지어 충돌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하나님께서는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획일이 아닌 다양성, 분열이 아닌 일치다. 기계뿐만 아니라 생명체는 다양한 세포들이 모여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여 몸을 이룬다. 손이 발더러 쓸모없다 하거나 입이 코더러 자기와 다르다며 무시할 수 없다. 모두가 다양하지만 일치하여 한 몸을 이룬다. 다양한 의견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일치한다. 작은 부분에서 다르지만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일치하려는 노력을 통해 한 몸임을 깨닫는다.

물론 하나님의 뜻 보다는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하며 다툼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축구에서 미드필더는 특별한 탈압박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매번 경기 때마다 자신의 탈압박 능력을 보여주려고 상대팀 선수들이 몰려들 때까지 시간을 지연하는 바보도 있다. 경기를 망친다. 빠른 패스가 필요한 때 탈압박 뽐내기는 필요 없다. 자신이 깨달은 것을 꼭 말하고 밝히고 싶은 욕심을 참지 못하면, 여지없이 소통이 지루해지고 분란이 일어난다.

전체 그림에서 꼭 드러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분별하자. 하나님의 뜻 안에서 본인만 알고 감당해도 문제가 없는 디테일은 드러낼 필요가 없다. 자기가 돋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물론 하나님의 뜻과 상반된다 생각되면 의논해야 한다. 소통하다보면 근육에는 필요 없는 영양소가 눈에는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디테일이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싸울 일은 아니다. 부부가 ‘함께’ 식사하러 가서 뭘 먹을까로 싸우는 이유는 ‘자기’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조직과 기관을 이루는 이유는 서로 다툼을 위해서가 아니다. ‘한 몸’을 위해서다. 모든 개인, 조직, 기관은 한 몸을 위해 존재한다. 교회는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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