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 (202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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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February 7, 2023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의도적으로 하나님 나라와 의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반대된다. 노력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걱정이 생길 때마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에 대한 생각으로 현실을 벗어나려 해도 금방 걱정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먼저’라는 단어에 집중해서 우선은 하나님 나라와 의에 대해 적당히 걱정을 해 드린 후에 밀려들어오는 세상 걱정을 마음껏 할 수도 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아신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주실 것을 막연히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걱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돈이다. 경기는 어렵고 물가는 오르고 갈수록 버는 돈 보다는 돈 들어갈 곳이 한 없이 많다. 기준 금리를 4.75%로 올렸다는 소식에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이왕 하는 걱정이라면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 걱정하고 싶을 것이다. 먹고 사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을 걱정하다 보면 자존심이 바닥을 친다. 떨어진 자존심을 번 돈으로 쇼핑을 통해 지키려고 하지만 소유로 떨어진 자존심을 세워보려는 시도만큼 더더욱 비참한 것은 없다. 돈으로는 결코 영혼의 만족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면 남다른 자긍심이 생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해 물질을 구별하면 비록 궁핍하더라도 구차하지 않다. 조심스런 이야기지만, 자투리 헌금하는 경우와 구별해서 헌금할 때의 자긍심이 다른 이유다. 가장 좋은 것을 떼어 드리는 사람과 남겨서 적선하듯 드리는 사람의 영성이 다른 이유다. 믿음의 선조들처럼 헌금을 다림질까지 해서 드리지는 못하더라도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가득 담아야 한다.


휴스톤 서울 교회 어느 목자님의 자녀들은 한동안 자신의 집에 오는 목원들을 매우 싫어했다. 목장 모임이 있을 때마다 자기 방에 들어가서 방해하지 말고 – 그 때는 올리브 블레싱이 없던 시절이었다. – 나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목자로 섬기시는 아버지가 눈치를 채고 자녀들에게 왜 그렇게 목원들을 싫어했었느냐고 물으니 자신들이 방에 갇혀 있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뻔한 대답이 아닌 충격적인 답변을 했다. “아빠 엄마가 고생해서 번 돈을 형누나들한테 다 쓴다고 생각해서에요.” 그런데 그렇게 말했던 자녀들이 현재 자신들도 목자로 섬기고 있다. 삶의 목적이 “돈 벌어서 목장 식구들 섬기기 위해”라고 설정된 그들은 분명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치하시고 마음껏 의로운 일에 사용하실 수 있는 순간,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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