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아니라 삶이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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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December 17, 2022

의인은 의롭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기보다 의롭게 사는 사람이다. UBC는 연구결과 SNS에서 특정 사회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일수록 이상하게도 돈을 기부하거나 자신의 시간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음을 발견했다. 생각하는 자신과 실제 드러나는 자신이 다르다는 것이다. 선한 생각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때 위선자가 된다. 실제 행동은 없이 불쌍히 여기는 감정을 가진 것만으로도 자기 포장이 가능하다. 공익 광고에 나오는 불쌍한 아이들을 보고 눈물을 짓거나, 불평등을 겪는 사람들을 보며 사회 부조리에 화를 낸다.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남기는 한 마디에 눈물도 흘린다. 그러나 자신의 부모에게는 무관심하다. 공감하며 긍휼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긍휼을 베푼 사람이라는 위험한 착각에 빠진다. 불쌍하다는 기분과 생각을 느끼며 행동 없이도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혹은 선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 착각에 빠져 산다.

동정과 긍휼은 비슷해 보이나 질적 차이가 있다. 동정과 긍휼 모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같다. 하지만 동정은 마음에서 끝나고 긍휼은 행동을 유발한다. 슬픈 드라마를 보고, 공익 광고를 보고 눈시울을 적시며 거기에서 끝나면 동정이다. 긍휼은 좀 더 관계적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행동으로 간다. 교통사고를 당한 이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혹 음주운전자의 실수로 사고를 당한 사람이라면 그의 고통과 함께 음주 운전자를 향해 분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구급차가 올 때까지 그 상황을 지켜보지 않는다.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한 채 약속 장소로 발길을 옮긴다. 전문가도 아니니 별다른 행동을 취할 수도 없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자신의 가족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달려가서 차 문을 부수고라도 꺼낼 것이다.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즉각 행동으로 옮겨진다. 그것이 긍휼이다.

목사는 선한 생각을 할 뿐만 아니라 선하라고 가르치기까지 한다. 그러니 누구보다도 위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일 년 간 삶을 돌아보며 얼마나 생각한 대로 살았는지 평가해보면 마음이 무겁다.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거나 마음은 정직했다는 표현들로 핑계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성경은 생각과 마음이 행동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 행동자체가 없어도 된다고 하지 않았다. 마음 없는 행동을 책망한 것이지 행동으로 표현되지도 않은 마음은 아예 계산조차 하지 않는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생각이 아니라 삶으로 투자한 분량이 결국 나다. 올 해 얼마 남지 않은 며칠 동안이라도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단순한 생각만이 아니라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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