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님을 위한 기도시간(2025.12.07)
어렸을 때부터 다녔던 모교회를 섬기던 한 목사님이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떠나셨습니다. 몇년의 시간이...
신약에서 성경 난해 구절로 꼽히는 것들은 대부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들이다. 예수님께 직접 들었던 제자들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비유를 2천년이 지난 지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 중에 반석위에 지은 집과 양과 염소 비유가 있다. 반석위에 지은 집과 모래위에 지은 집은 둘 다 집에는 문제가 없었다. 반석 위에 지었는지 모래 위에 지었는지가 그 집의 운명을 갈랐다. 양과 염소도 각자 자기 본능대로 살았을 뿐이다. 동물은 자신의 본능을 바꾸거나 거스를 수 없다. 물론 사람의 경우 의지라는 하나님의 선물 덕분에 본능뿐만 아니라 감정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양과 염소는 다르다. 그들의 행동에 어떤 의식적인 깊은 의도는 없다. 본능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각각 양과 염소가 본능대로 한 행동에 칭찬과 책망을 하신다. 양은 주님께 음식과 물과 영접과 옷을 입히고 돌봄과 면담을 하였다며 칭찬받았다. 그런 칭찬에 자신들이 ‘언제 그랬느냐?’고 반문한다. 마치 숨을 쉬는 것과 같은 단순한 본능에 칭찬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염소도 ‘언제 안 그랬느냐?’며 그 어떤 죄책감도 없다. 양과 염소 모두 자기 본능에 충실하게 살았을 뿐이다.
반석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은 기초를 잘못 세웠으니 그 책임이 건물주에게 있지만, 단지 본능적으로 행동했을 뿐인 양과 염소는 무엇이 잘못일까? 행동 때문에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진 것이 아니다. 본능적인 행동이 그의 존재를 증명한 것이다. 행동이 신분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신분이 행동하게 한 것이다. 알지 못하고 의식하지 못해도 양은 진정 양으로서 산다. 염소는 염소답게 살 뿐이다. 본능을 따라 살아가는 데 전혀 갈등이 없다.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이 생긴다. 하나님은 갈등이 될 만한 고민을 주신다. 그 갈등과 선택으로 우리의 본능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간혹 선택적 행동이 본능을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선택 앞에서의 갈등은 자신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신분을 생각하라는 하나님의 배려다. 갈등은 본능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기회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인생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 ‘은혜’다. 갈등은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게 한다. 본능을 드러내고 누구인지 존재를 증명한다. 혹 어떤 갈등도 없이 살고 있다면 충실하게 양의 본능대로 영적으로 살고 있던지 염소의 본능대로 살고 있는 것이다. 양의 운명대로 사는가 염소의 운명대로 사는가 오늘도 나의 삶이 나를 드러내고 있다.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따르는 양답게 사는 것이 결코 힘들지 않는 것이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