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대한 신앙인의 바른 시선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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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une 19, 2022

인간 수명이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주변에는 여전히 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요. 목사다보니 아프신 분들을 만나면 보통 신앙이 좋으셔서 열심히 기도하시고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요. 열심히 헌신하시는데도 몸이 아프면 낙심하거나 원망을 하실 법도 한데, 젊었을 때 죄를 많이 지어 이렇게 몸이 고생한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말하곤 하세요. 가족들을 먹여 살리느라 몸 관리를 재대로 못한 것도 죄라고 한다면 그분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겠지만, 결국 우리 모두 팔 다리에 힘을 쓰지 못하는 노년의 시기를 피할 수는 없을텐데 스스로 어떤 선택과 평가를 내리게 될까 생각해보게 되죠.

의학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성경을 토대로 하면 크게 6가지로 요약이 가능해요. 위생상태,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 죄의 결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 수명이 다해 걸리는 질병, 해석이 불가능한 경우죠. 그런데 자칫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질병을 죄에 기인한다고만 주장하면 신실한 성도들에게도 상처를 주게 되죠. 물론 죄를 지어 아픈 영혼들에게는 회개하라는 권면이 답이지만 콜레라나 식중독처럼 위생문제로 병에 걸린 경우에는 기도원에 데리고 가기보다는 항생제를 처방해야죠. 과로로 쓰러질 사람을 믿음으로 승리하자며 철야 예배(밤을 새면서 성경공부하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예배)에 데리고 가면 수명을 단축시킬 가능성이 크죠. 인간의 육체로는 영원히 살 수 없기 때문에 몸의 수명이 다하는 경우에도 질병에 걸려요. 이외에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욥의 경우와 같이 영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그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기 어려운 질병들도 성도들에게 찾아와요. 그러니까 질병의 원인에 따라 처방도 달라져야 해요. 위생적인 문제는 생활환경을 바꿔줌으로, 과로는 푹 쉬게 해 줌으로, 죄는 회개하고, 죽을병은 곧 만날 하나님을 고대하며 임종을 연습하고, 하나님의 영광 때문에 생긴 병은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더욱 신실하게 살고, 우리의 이성을 넘어서서 해석이 불가능한 경우는 하나님의 손에 맡겨야 해요.

병에 걸렸을 때도 반드시 치료가 되어야만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에요. 교회 역사를 보면 의외로 치료의 은혜를 받은 분들은 처음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 같다가 그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자신의 오랜 병과 함께 살면서도,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동행하면서도, “아이구야”라는 신음을 달고 살면서도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암과 함께 살아가며 욥처럼 잔잔한 믿음을 보이고 천국으로 떠난 ‘교회 오빠’도 있고, 제가 존경하는 최영기 목사님의 아내 고 최애순 사모님께서도 암과 동행하시면서 거의 15년 이상을 섬기며 주변 분들에게 은혜를 전하셨어요. 팬더믹이라 유투브로 장례예배를 참석할 수밖에 없었는데 “천국의 기쁨 안에 떠나보내는 슬픔을 아름답게 담을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유한한 몸이 전부가 아니라 무한한 하나님의 영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건강해야 하지만 혹 육신의 질병이 생겼을 때 치료 과정 가운데서 그리고 이후에도 결과와 상관 없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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