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나눔의 깊이를 더하세요.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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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pril 9, 2022

셀 모임과 목장 모임은 다르다. 보통 셀 모임은 주일 예배 후 바로 모인다. 그래서 설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나눌 수밖에 없다. 좋았다거나 은혜 받았다는 수준이다. 의도치 않게 설교에 대한 평가(?)가 되기도 한다. 우리교회 예배순서 중 결단과 헌신의 나눔도 비슷할 수 있지만 목장 모임까지 말씀을 붙잡고 살아볼 기회가 생긴다. 말씀을 붙잡고 치열하게 삶에 적용하면서 살아본 경험을 목장에서 나누는 것이 왜 중요할까?

하나님의 말씀은 귀를 즐겁게 하려고 듣는 것이 아니다. 삶으로 살아내며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듣는다. 신학교 설교학 시간에는 언어로 하나님 말씀을 명확하게 전하면서도 동시에 삶으로 그 말씀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도록 본을 보이는 삶의 설교를 강조한다. 찰스 스펄전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평가할 때 행동은 큰돈으로, 말은 잔돈으로 계산한다고 하였다. 확실한 감기 치료제가 있다고 선전하는 의사가 말끝마다 기침을 하고 코를 훌쩍 거린다면 돌팔이다. 비단 설교자에게만 삶이 중요할까?

C.S. 루이스의 “스쿠르테이프의 편지”에는 경험 많은 악마가 후배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여하튼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 아니라면 무슨 짓을 하게 두라. 상상과 감정이 아무리 경건해도 의지와 연결해서 실천하지 않는 한 해로울 것이 전혀 없다… 느끼기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수록 점점 더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건하다 착각하다가 결국에는 느낄 수도 없게 된다.” 무서운 통찰력이다. 듣기만 하고 실천이 없으면 곧 자기 마음대로 편하게만 살려한다. 자기가 원하는 곳에 하나님이 있기를 바라지만 하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지는 않는다.

말씀을 듣고 관계를 회복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어려운 상황이나 약함과 죄를 다루고, 가진 것들(시간, 돈, 재능 등)을 바르게 사용하고, 의무(직장, 가정, 교회에서)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등 삶과 말씀을 연결하여 반드시 구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적용과 실천이 없는 삶은 곧 영적 파산을 가져다준다. 통장에 잔고가 있는 줄 알고, 신용 점수가 높은 줄 알고 착각 했다가 곤란한 일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가?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은혜와 사랑이 실천과 동떨어진 적이 없으시다. 예수님의 묵상은 자기만족에서 끝나신 적이 없다. 반드시 긍휼과 자비로, 혹은 책망과 교훈과 훈계로 표현된다. 삶에 변화가 있어야만 나눔의 깊이가 깊어진다. 듣고 깨닫게 된 것만 나눌 것이 아니다. 남보다 더 깊이 깨달았다고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거짓에 속아서는 안 된다. 말씀을 붙들고 살아본 치열한 삶 속에서 실패와 승리의 경험을 나누라.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변화와 성숙을 이루게 하는 것이 말씀의 일차 목표다. 일주일간 말씀 내용을 까맣게 잊고 있다 급하게 날조해서 나누는 것으로는 삶의 변화가 없다. 피상적 투자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수준은 불륜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한 관계의 성숙은 없다. 건강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듯 목장과 교회도 희생과 섬김이 필요하다. 말씀 중에 한 가지만이라도 붙들고 살아보기로 결단하고 연습해서 목장에서 나눈다면 개인도 공동체도 깊이가 생긴다. 느낌이나 생각은 싸구려 향수라면 삶과 연결된 나눔은 그리스도인의 깊은 향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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