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일을 지혜롭게 사랑 안에서 (202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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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anuary 29, 2022

지난 2년간 밴쿠버 목사회 서기로 섬겼으니 이제 밴쿠버 교계에서 대외적인 활동은 안 해도 될 줄로 기대했어요. 그런데 우리 교회가 속한 가정교회 ‘사랑의 지역’ 이은진 목사님께서 ‘교회협의회’(이하 교협) 회장이 되시면서 ‘총무’의 역할을 부탁하셔서 2-3번 거절하다가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어요. 첫 업무부터 ‘성경적 결혼관’을 믿는 한인 교회들과 캐나다가 합법화한 동성혼 사이에서 발생되는 갈등을 다루어야 했어요. 한국은 차별 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지만, 캐나다는 이미 2005년부터 합법화 된 상태죠. 그런데 어느 교단이 작년과 올 해 성경적 결혼관 외에 동성결혼을 인정하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됐어요. 그런 교단에 속한 목사님들의 회원권에 대한 의견이 발생한 거예요. 예전 같으면 일반 상식에서도 인정하지 않던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분명 예수님께서 곧 오시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인맥을 총 동원해 여러 국가의 변호사님들, 교단 감독님, 목회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카톡과 전화통화를 통해 얻은 자료를 검토하며 알게 된 사실들은 하나같이 캐나다 내에 교회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진리를 진리라 말할 수 없는 구조이고, 세상 법은 교회가 인정하는 고유의 성경적 가치관을 더 이상 존중하지 않고 있어요.

결론을 내야 하는데 머리가 복잡했어요. 성경적 입장과 세상의 법,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의견들은 일치되지 않고 중구난방 폭풍우처럼 요동쳤어요. 성경만 붙잡으면 세상의 악법에 위반이 되고, 법을 지키자니 성경의 가치관은 무시되고, 무엇보다 그 사이에서 회원분들의 생각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제 머리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어요. 기도하며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데 예수님께서 주신 마음이 “선한 일을 지혜롭게 사랑 안에서 하라.”는 것이었어요. 선한 일이란 내 뜻이 아닌 예수님의 뜻대로 하는 것이고, 지혜롭게는 세상의 법을 정확하게 알고 합법적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며, 무엇보다 모든 선택과 결정이 영혼들을 사랑하는 의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6년 만에 카톡에 썼던 대문 문구도 바꾸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다고 달라진 건 없이 여전히 머리는 아파요. 세 가지 다 만족스러운 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정말 예수님의 뜻을 분별하고 선한 것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고, 많은 정보 속에서 가장 지혜로운 방법을 선택하는데 조언을 해 줄 변호사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갈등 관계에 있는 분들을 한 분도 빠짐없이 사랑 안에서 대화하고 이해시키는 것도 수월하지는 않죠. ‘왜 이런 어려운 일들을 맡게 되었을까?’ 짜증도 내 보고 하나님께 하소연도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이 어려운 일을 맡겨주신 하나님께서 이 일에 충성할 때, 우리 예닮 식구들의 삶의 터전을 더욱 지켜주시고 복을 주시고 인도하시리라는 소망과 기대로 나름 딜(?)하고 있어요. 예닮 식구들이 교회와 자기 자리를 지켜주셔서 고맙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승리하며 예수님의 자랑이 되는 선한 열매와 본이 되 주심에 감사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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