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리튼에 다녀왔어요. (20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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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December 11, 2021

목요일 리튼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러 다녀왔어요. 작년 코로나에 취약한 원주민들이 많은 희생을 치렀어요. 올해도 리튼 원주민들은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봄에는 캐나다 전 지역 기숙학교 터에서 대략 1천여 구의 살해된 학생들의 유골이 발견되어 기숙학교가 있었던 리튼도 주변 공터들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여름에는 무더위 속에서 갑작스런 화재로 100여 채의 집과 건물이 완전히 소실되었지만 아직까지 복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어요. 늦가을에는 그나마 삶의 터전에 돌아온 몇 몇 사람들이 수해 피해를 입고 주요 도로가 끊어져 생필품 공급을 받지 못하는 고난의 연속이었죠.

리튼 학생들에게 6년 째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투크(비니), 장갑, 양말을 요청 받았어요. 북미의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들을 들러 가격을 비교하고 품질을 비교한 결과 한국 제품이 저렴한데다 품질도 좋아 한국에서 구매하기로 결론을 내렸어요. 수량이 각각 280개라 무게와 부피가 있어서 전문적인 업체를 통해 배송을 알아봤는데 그 방법보다 사람 2명이 항공편으로 오버차지를 해서 가져오는 것이 더 저렴하고 배송 시간도 빨라 2명을 한국으로 파견했어요. 세관을 통과하면서 판매용이 아니라 리튼 원주민들을 위한 물건이라고 설명을 잘하면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었죠. 두 분 중 1분이 PR Card를 소지하지 않고 한국에 가는 바람에 비행기를 타지 못해 다른 한 분이 짐 가방 4개나 혼자 가지고 오는 어려움이 있었고, 오미크론으로 10일간 자가 격리가 생겼음에도 한국 방문을 취소하지 않은 목사님을 통해 PR Card를 전달해서 나머지 가방들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어요.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계획했던 저로서는 참 흥미진진한 순간들이었죠. 월요일 경오 목자님의 도움으로 제 차에 스노우타이어를 장착했고 드디어 목요일 아이들 선물을 차에 싣고 리튼으로 향했어요. 보통 넘버 1 하이웨이가 오픈되어 있을 경우 왕복 5시간이면 되는 일정인데, 1번 도로 곳곳이 폭우로 소실되어 휘슬러 지나 릴루엣을 거쳐 가는 최단 거리도 왕복 11시간이 걸렸죠. 가는 도중 팸버튼을 지나 조프리 전에 경찰이 검문을 하면서 “이센셜” 차량만 통과시키더라구요. 그간 학교와 오고간 카톡과 이메일 내역을 보여주며 잘 설명을 해서 통과했죠. 월요일 오전에는 겨울 대비 식료품(500 가정에 원가 180불 이상)을 전달하는 행사가 있어서 주일 밤에 출발하여 팸버튼에 1박을 하는 코스로 다녀와요. 추운 겨울 원주민들의 마음에 따스한 사랑과 추억의 순간이 되도록 기도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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