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매스 (202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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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September 12, 2021

인류의 기대 수명이 90세가 되면서 은퇴 후에도 2-30년이라는 시간을 위해 자기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몇 년 전까지 자기개발에 대한 키워드가 ‘멀티 테스킹’(multitasking)이었다면 요즘은 ‘폴리매스’(polymath)로 볼 수 있죠. 전혀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던 각 분야에서 전공자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두 개 이상의 영역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폴리매스라고 해요. 의사이면서 동시에 목사이거나,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요리사, 연예인이면서 동시에 변호사처럼 예전에는 하나의 전문직이던 것을 두 개 이상 가지고 수행하는 사람들이죠.

하나만 집중해도 버거운 일들을 가볍게 해 내는 폴리매스는 ‘능력’이 남다르거나 좋아하는 관심사를 당장 시도해 보는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명’에 달려있데요. 자기 미래나 노후를 대비하거나, 현재를 누리며 편하게 먹고 살려는 수준으로는 폴리매스까지 성장이 힘들죠. 잠시 반짝 할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해요. 사람은 영원을 위해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에 사라질 땅의 것들만 위해 인생을 사용하면 한계가 있어요. 이 땅에서 사명 따라 하던 그 일을 천국에서도 써 먹을 것이라는 기대가 폴리매스를 가능케 해요. 그저 돈만 벌고 말겠다는 생각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인생이 되죠.

폴리매스에 능통했던 그리스도인들을 보면 청지기라는 인식이 투철했어요. 모든 것, 특히 자기 몸과 영혼이 자기만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라 인정하며 절제하고 아꼈죠. 자기 몸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면 자기감정과 쾌락대로 굴리기 쉬워요. 그러나 자기 것이 아니기에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멀리 하고 죄에 쉽게 노출 시키지 않죠. 남편의 몸이 아내의 것이라 생각하고, 아내의 몸이 남편의 것이라 인정하면 쉽게 쾌락이나 불륜의 죄를 수용하지 않아요. 원래 주인의 동의 없이 더러운 죄에 함부로 빠지지 않아요. 청지기는 시간조차도 함부로 낭비하지 않죠.

죽음 이후 내 주변에서 내릴 평가 보다 예수님의 평가가 더 두렵죠. 죽으면 더 좋은 세상이 마냥 주어질 것이라 착각하지만 죽음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열매를 드러내는 순간이 될 거예요. 영원한 세계에서 새로운 일을 배울 기회도 분명 있겠지만, 이 땅에서 이루려고 했던 것들을 이어갈 기회가 주어질 테니 현실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신중해야 해요. 영원한 천국에서 폴리매스가 될 기회가 많을 텐데 미리 이 땅에서 준비하며 연습해 보세요.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태도가 진정한 나예요. 그러므로 온 통 내가 관심 갖고 구하는 것이 이 땅에서만 필요한 세속적인 것인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 평가해 보세요. 참된 그리스도인답게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며 구하는 사람이 천국의 폴리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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