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과 순전함(202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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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uly 11, 2021

간혹 신혼부부들에게 살아가면서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이 아예 눈에 안 들어오는 것과,

눈에 들어와도 현재 배우자에게 마음을 두기로 결정한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 중,

자신의 신랑(신부)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전자를 택해요.

유혹이 전혀 없는 상태로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유혹을 이겨내는 것 보다 유혹이 없는 상태를 더 깊은 사랑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자녀들이 사탕으로 꾀는 옆집 아저씨보다 엄마 아빠를 선택할 때 더 기뻐해요.

존경하는 몇 분의 목사님들을 만날 때면 ‘순수’와 ‘순전’이라는 두 단어가 생각이 나요.

국어사전에서 순수함은 불순물의 섞임이 없는 상태, 순전함은 순수함이 완전한 상태에요.

흔히 순수하다고 할 때 아예 나쁜 생각 자체를 못하는 바보 같은 사람을 떠올리죠.

영어로 pure는 불순물이 없는 맑고 순수한 물과 같이 어떤 것이 깨끗한 상태를 말하지만,

보통 순수한 물질들은 처음부터 순수하기 보다는 몇 차례의 강한 재련단계를 거친 거죠.

순금의 경우 재련은 좋은 의미이고 정제된 백설탕의 경우는 오히려 몸에 좋지 않지만,

비교적 가치 있는 것들일수록 강력한 재련(purification) 단계가 순수성을 높여주죠.

순수함은 나쁜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생각을 제거해가는 거예요.

악한 것을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악한 생각을 거부하고 선을 선택하는 사람이죠.

순전하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순수함이 바탕이 되어 삶에서 완전하다는 의미에요.

영어로 ‘mere’ 혹은 ‘wholly’로 번역되는데 순수함을 지킨 경험들이 많은 상태죠.

악한 것들 속에서 선한 것을 선택하고 악을 거부할 능력으로 악과 싸워 이긴 상태에요.

순수함이 나쁜 생각을 몰아내는 수준이라면 순전함은 철저하게 선의 열매를 맺은 상태죠.

순수함은 악이 들어와도 선택하지 않는 상태고, 순전함은 악이 거할 자리가 없는 상태죠.

간혹 상담을 하다보면 나름 완벽한 시나리오와 논리로 남을 설득하려는 분이 있어요.

조목조목 동기의 악함을 짚어주자니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보통은 잘 들어만 주죠.

나름 몇 수 앞을 계산하고 생각해서 상담해 오지만 너무 어리석어 보일 때가 있어요.

목회자들이 잘 들어주는 이유는 내담자의 말에 동의한다거나 무식해서가 아니에요.

순수함과 순전함을 겸비하여 악을 파악하고 악을 이긴 경험 있는 사람들이지만,

최영기 목사님의 말씀처럼 “속는 것은 바보 속아주는 것은 사랑”임을 믿는 거예요.

유혹이 없는 것이 순수함이 아니라 유혹을 거절하는 것이 순수함이에요.

악의 공격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주님과 동행함으로 악을 이겨내는 것이 순전함이에요.

순수하고 순전한 사람도 죄의 유혹과 공격을 받지만 죄를 누리거나 즐기지 않아요.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과감하게 뿌리치고 유혹의 자리에서 도망쳤던 요셉처럼,

악한 것을 떨쳐내는 순수함, 악과 싸워 이기는 순전함이 풍성하기를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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