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서 벌어지는 마피아 게임 (20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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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May 2, 2020

본래 의도는 논리적 사고지만 감각으로 치우치는 마피아 게임은 해를 거듭하며 업글 되었죠.

시민들의 성숙도나 마피아의 단합은 보기 힘들고 의외의 인물로 결과가 결정 돼죠.

대략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에서도 마피아 게임이 매일 벌어지고 있어요.

모든 세포들은 항상 본인들이 같은 시민임을 증명해야만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지 않아요.

몸속에는 경찰 역할의 면역 세포들이 (T 세포, 항체, 백혈구 등) 순회하며 돌아다녀요.

모든 세포는 1초도 예외 없이 면역세포의 요구에 자신이 시민임을 증명해야만 살아남아요.

몸의 세포 안에는 MHC라고 하는 유전자와 그 유전자가 만들어 내는 단백질이 있어요.

이 단백질은 하나의 세포가 몸 안에 있는 정상적인 시민임을 증명해 주는 ID에요.

T 세포는 모든 세포를 지나며 ID를 요구해서 ‘우리 편 맞아!’ 라고 확인을 해 줘요.

시민 세포들은 경찰 세포가 요구할 때 즉시 MHC를 통해 단백질(ID)을 꺼내 보여주죠.

재미있는 사실은 ID가 모두 다르듯 이 MHC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도 모두 달라요.

그러니까 우리 몸의 60조개 세포들은 각자 다른 MHC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만약 검문 시 같은 ID가 발견이 되면 T 세포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않아요.

진짜의 억울함 보다 가짜의 위험성을 더 염려해서 게임에서처럼 그냥 둘 다 죽이죠.

냉혹한 현실이지만 희생된 시민 세포는 다른 건강한 세포의 DNA로부터 복구 되거든요.

마치 의사가 마피아의 총에 맞아 죽은 시민을 신의 한수로 살리는 것과 같아요.

마피아 게임에서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면 화를 내듯 우리 몸도 질병으로 화를 내요.

경찰이 건강한 시민의 ID를 잘못보고 마피아로 착각해 죽이는 현상을 ‘면역과잉’이라고 하고,

선량한 시민들이 이웃집 마피아 편을 들어주며 똘똘 뭉치는 바보짓을 ‘암’이라고 부르죠.

실수를 피하려면 다양한 MHC와 단백질로 각자만의 독특한 ID를 소유해서 위조를 막는데,

그렇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엄마 아빠로부터 유전적 다양성을 물려받는 거예요.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는 1/10^400 확률을 통과해서 태어난 고귀한 존재에요.

이 확률보다 더 높은 1/10^423에 가까워질수록 건강한 몸이 되고 반대는 약한 몸이 되죠.

쉽게 말씀드리자면, 엄마 아빠의 유전자가 완전 달라야 MHC의 다양성이 높아져요.

나와 같은 사람보다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는 뜻인데 동의하기가 어렵죠.

하지만 MHC의 다양성이 떨어질 때 유전관련 질병에 쉽게 걸린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모든 인류를 다 모아도 나와 같은 사람이 없는 이유는 다름을 통해 배우라는 차원이죠.

단순히 내가 편한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양한 MHC를 갖도록 성숙을 도와주는 사람,

죄 덩어리 마피아는 반드시 잡아야 하지만 60조개의 각자 다른 건강한 세포들이 연합해야,

우리 몸은 다양성 속에서 각자 역할을 하며 연합과 성숙을 통해 건강해 지는 거예요.

아차, 서로 다름은 용납해야 하지만 질병과 같은 틀림은 결코 수용해서는 안 돼요.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는 지혜를 경찰 세포는 성경에서 배웁니다. 성경통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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