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 이후 (20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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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pril 4, 2020

작년 가정교회 청년연합수련회 주제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였어요.

올림픽 소총에 출전한 매튜 에먼스가 과녁의 10점 만점을 모두 맞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이유는 마지막 한 발이 옆 선수의 과녁에 명중했기 때문이죠.

물론 그 실수 덕에 현재 아내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니 행복한 전화위복이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맞추어야 할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죠.

플라톤은 속도와 방향 둘 다 결정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를 ‘아포리아’라고 했어요.

인생이 아포리아처럼 안개 속에 갇혔다면 속도를 줄이고 위치 확인부터 해야 되요.

COVID-19로 방향점검 시간이 생긴 만큼 동영상으로 분주하게 삶을 소비하지 말고,

성경과 좋은 책을 열고 사색으로 영혼의 숨을 위며 삶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속도가 빠른 동영상들은 마음의 여유를 빼앗고 생각을 주입시켜 시야를 좁게 해요.

책은 숨을 쉬고 생각을 가다듬도록 나로 하여금 속도 조절을 할 수 있게 해 주죠.

빠른 속도로 운전할 때는 주변을 둘러보기 보다는 가는 길에만 집중해야 안전해요.

정지 시 보통 200도 정도로 보이던 시야는 시속 40마일에서는 100도로 좁아지고,

60마일이 되면 40도로 좁아지는데 속도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무시하고 앞 만 보게 하죠.

그렇게 집중해서 목적지를 향해 속도를 내는 것이 결코 나쁘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주변을 보지 않고 달려온 만큼 결국 놓친 주변 때문에 언젠가는 후회가 밀려와요.

전도사시절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너무 급하게 쫓다 주변을 보지 못했어요.

식구들은 같은 동네에서 모여 살았는데 조카집이 우리 집에서 30초 거리였어요.

초등학생 조카가 집 근처에서 일진들에게 둘러싸여 ‘삥’을 뜯기는 사건이 있었데요.

곤란에 처한 조카는 삼촌이 멀리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는데 저는 조카를 보지 못했죠.

신학 공부와 교회 사역에 바빠 길을 걸을 때조차 주변을 살필 여유도 없었죠.

나중에서야 그 사실을 어머니로부터 전해 듣고 조카에게 얼마나 미안했던지 몰라요.

사명에 대한 집중과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나오는 세 사람 중에 가장 속도를 빨리 내야 할 사람은

귀가 중이었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이 아니라 바쁜 사업가 사마리아 사람이에요.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만이 비즈니스 속도를 줄이고 도움이 필요한 영혼에게 다가갔어요.

저마다 빨리 달려야 하는 정당한 이유들이 있지만 빠를수록 주변은 보이지 않아요.

내 인생의 속도가 빠른지 적당한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속도가 빠를수록 자신의 안전과 목표에만 집중하고 이웃과 VIP가 보이지 않아요.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너무 빠른 것이니 속도를 늦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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