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간증할 때 고려할 점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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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ugust 26, 2019

은혜를 간증할 때 고려할 점

 

몇 달 전에 큰 딸 하은이가 친구들로부터 좋은 간증을 들었는데

내용의 대부분이 ‘처음 자기 생각대로 하면 상황이 더 어려워졌는데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했더니 잘 됐다.’는 줄거리였데요.

친구들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순종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너무나 다행이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심스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가 좋다면 나중에 선택한 길이 완전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확신해도 되는가?

처음에 시도한 것이 무조건 하나님의 뜻에 반대가 되었던 것이었을까?

왜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을 하고 용감하게 자신의 뜻대로 했을까?

 

좋은 결과로 인해 은혜스럽게 받아들일 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고민하는 이유는,

그런 간증들이 고민 없이 나누어질 때 종종 하나님에 대해 상당한 오해를 하게 해요.

예를 들어 하나님은 자기 뜻을 따르지 않으면 처음부터 주구장장 방해 혹은 훼방을 놓거나,

심지어 저주를 하는 분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기 때문이죠.

게다가 나로서는 은혜를 나누는 간증이지만 자칫 누군가에겐 반대로 상처가 되기도 해요.

911에서 빌딩이 무너지기 전 기적적으로 죽음을 피한 사람들의 간증을 들을 때,

911을 피하지 못한 희생자들의 가족이 듣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는지를 생각한다면,

간증을 준비할 때 하나님의 은혜와 동시에 희생자들의 고통을 고려할 수 있게 되죠.

독특한 환경에서 나에게 베푸신 은혜가 큰 자랑이고 영광을 돌려야 할 상황이더라도,

비슷한 환경에 처한 다른 분에게는 의도치 않게 도리어 큰 상처로 남을지를 생각해야죠.

 

하은이가 갓 태어날 당시 치사율 95% 이상인 담관낭종(choledochal cyst)에 걸렸어요.

수술 자체도 힘들지만 성공해도 아이가 너무 어려 회복 가능성이 낮았죠.

하나님께서 엄청난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수술 없이도 살아났어요.

그 크신 하나님의 기적을 간증할 때 마냥 자랑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당시만 해도 같은 병에 걸려 안타깝게 죽은 아이들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의술이 급격하게 발달해서 기적이 필요 없이 수술로도 95% 이상 치료되지만,

그러나 그 수술이란 가슴앓이를 거쳐야 하는 사람들에겐 오해가 생길 수 있어요.

분명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높이며 노래하고 자랑해야 하지만,

하나님을 자랑함과 동시에 가슴 아픈 사람들도 배려하는 간증이 되도록,

우리들의 나눔에 있어서 지혜와 사랑의 배려가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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