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지비순 (20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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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November 3, 2018

뱀지비순

 

두 아이가 모두 세컨더리에 들어가게 돼서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해 급할 때 쓰라고

은행에 가서 Debit 카드를 만들어 각각 100불 씩 넣어줬어요.

한 달이 지나 Statement가 와서 살펴봤더니 작은아이 사용 내역이 좀 이상한 거예요.

한 방에 31불짜리 결제내역이 있어서 목자목녀 연습 삼아 한 번 쐈나보다 생각했는데

대화하다보니 I-tunes를 나중에 받기로 하고 친구대신 결제해 줬다는 거예요.

상세 내역을 살펴보니 15불짜리 I-tunes 결제 내역이 또 있는 거예요.

친구에게 돈은 받았느냐고 물어보니 30불짜리는 아직 못 받았고

15불짜리 결제 시에는 친구가 12불 밖에 없다고 해서 결제해 주고 12불만 받았데요.

도시락을 분명히 싸 간 날인데 피자를 먹었기에 물어보니 친구가 점심 안 싸왔다고 사줬데요.

친구에게 받은 12불은 어디 있느냐 했더니 가방에 있다며 찾는데 당연히 없을 줄 알았죠.

우정을 쌓는데 돈을 써야 하지만 돈으로 우정을 살 수는 없다는 걸 이해시키는데

설명을 들으면서 배신감에 폭풍눈물을 흘리는 아들을 어떻게 달래주고

또한 이 일로 마음이 강퍅해지지 않도록 어떻게 하늘의 지혜를 가르쳐야 할는지…,

 

청소년기 학생들이 돈 몇 푼에 친구들을 이용해 먹는 수법은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죠.

중딩 때 시험이 끝나자 친구 2명이 고스톱을 치자고 부르는 거예요.

두 녀석이 서로를 밀어주고 제 돈을 따서 나눠 가지기로 하고 작전을 짠 거죠.

소위 탄을 만들어 한 놈이 선, 한 놈이 마지막을 해서 패에 손도 못 데고 첫 판이 시작되었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에 낌새를 눈치 채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번 판은 나가리입니다.’

친구들이 가진 패와 뒤에 나올 패를 예측하고 어떻게 함정을 팠을까를 계산했죠.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그 판을 나가리로 만들고 대 반격이 시작됐죠.

2만 원 정도 딴 후에 친구들에게 각각 1만원씩 돌려주며 자리를 떴어요.

그 이후로는 그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도 받지 않고 만나지도 않았죠.

 

아들에게 속지 않는 지혜와 동시에 속아줄 줄 아는 사랑 역시 가르쳐야 해서

제 경험처럼 다시는 그 친구를 만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자니 요 순딩이 녀석이 계속 속거나 아니면 그 친구를 상대하지 않을 것 같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친구도 잃지 않으면서 바른길로 인도할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는데

저와 달리 엄마를 닮아 유순한 녀석이라 잘 처리할는지 걱정이 됐었어요.

다행이 친구로부터 속이고 훔쳐가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용서했데요.

살아가면서 비슷한 일들이 많을 텐데 순수함을 지키면서 지혜로운 길을 걷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와 동행하시는 예수님께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예수님을 제자들을 보내며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 하셨죠.

뱀지비순, 예닮인들도 삶 가운데 지혜와 순수함을 연습하는 은혜가 함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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