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제목의 가벼움 (20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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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uly 14, 2018

기도제목의 가벼움

 

저는 기도보다는 말씀 묵상과 찬양으로 영성을 관리하는 목사에요.

물론 예닮인들의 기도제목들과 기억나게 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중보기도의 시간은 있어요.

중보기도를 하다보면 기도하시는 분의 희로애락을 공감하게 해 주실 때가 있어요.

그 기도제목이 나오기까지의 순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느낄 수 있죠.

그런데 간혹 기도제목을 보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도리어 이렇게 물으실 때가 있어요.

‘이 기도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겠니?’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요. 저는 모르지만 주님은 아시지 않으세요?’

‘나도 몰라. 정말 뭘 원하는지 전혀 짐작조차 안 되는구나.’

‘……,’

 

‘구체적으로 기도하라.’는 표어가 유행이 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배우자 선택을 위한 10가지기도, 직장을 선택하는 5가지기도’ 등등으로

실제적인 항목을 작성해서 체크해가면서 기도 응답으로 인정하시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기도하라는 말을 항목을 적어서 하나님께 들이밀라는 말로 오해해서는 안돼요.

기도제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기도제목의 응답 여부를 알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최소한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고 믿음으로 고백할 수 있던가,

아니면 적어도 단순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구별이 가능한 기도제목어이야 한다는 말이에요.

물론 성령 충만, 예수님을 닮게 해 달라는 기도 등 장기간(long term)의 기도제목은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 힘들고 응답여부를 알기에는 쉽지 않은 소중한 기도제목들이죠.

그러나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고 싶다면 응답 여부를 알 수 있는 것들을 기도제목으로 삼으면 좋아요.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기도제목이라고 중요하지 않다 말해서는 안 되지만,

기도제목이 너무 추상적이면 기도하는 사람이 뭐라 기도할지 모르게 되고 부탁한 본인도 잊어버리죠.

‘우문현답’이라는 말이 있듯 하나님은 ‘우도현답’(어리석은 기도제목에도 현명하게 응답하심) 하시지만,

모든 기도를 결코 가볍게 취급하지 않는 하나님께서 들으실 때에

쉽게 알아듣고 응답하실 수 있는 제목으로 지혜롭게 기도하는 예닮인들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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