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내 USB 메모리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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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June 16, 2018

악! 내 USB 메모리

 

대략 1년 전 구매했던 USB 메모리가 어느날 갑자기 인식이 안 되기 시작했어요.

컴퓨터에 꽂아도 디스크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계속 뜨고 내용을 볼 수도 없었죠.

128기가짜리로 대박 프로모션 할 때 구매한 건데 이따구로 날아갈 줄이야.

그 안에는 20년간의 사역자료, 설교자료, 신학 자료들이 모여 있었어요.

보통은 노트북 하드 디스크에 중요 자료들을 보관하고 USB를 백업으로 사용하는데

제가 사용하는 노트북 용량이 너무 작아서 무슨 일이 있겠나 싶어 USB에만 저장을 했죠.

그동안의 설교 자료나 다양한 문서들은 크게 아깝지 않은데

문제는 제가 거의 100시간 이상 들여서 정리한 지방회 서기자료가 날아갔다는 것과

교회의 중요 문서들이 날아갔다는 거예요.

물론 두 자료들도 50% 이상은 주고받은 메일을 뒤져서 복구는 가능하지만 그래도 속이 쓰렸어요.

한국에 방문 중인 자매를 통해 한국 업체에 복구를 부탁했는데

오늘까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직 이렇다 할 좋은 결과가 들려오지 않아요.

 

그동안의 사역과 앞으로 사역을 위해 중요한 모든 자료들이 날아갔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에 평안이 있고 마음이 조급하지 않은 이유는

복구에 대한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서가 아니에요.

가정교회를 통해 배운 가장 강력한 진리 때문이에요.

진정한 자료는 컴퓨터 속이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익힌 것, 살아가는 자체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가르침 때문이에요.

 

생각해보면 세상의 유익한 모든 자료의 근원은 하나님이시죠.

특히 요즘처럼 자료의 홍수 속에서는 내가 필요한 정보가 내 컴퓨터에는 없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조금만 수고를 하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어요.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자료 자체를 소유 여부가 아니라

그 정보의 진정성과 진실성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다소 죄송스런 비유이지만 인터넷에 연결되면 언제든 검색이 가능하듯이

성령님을 통해 하늘에 연결이 되어 있다면 언제든지 무궁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세상은 자료를 남보다 더 많이 아는 것으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삶으로 익히고 열매를 맺은 것으로 승부하는 세상이 될 거예요.

 

지식도, 돈도, 건강도 모든 것을 이 땅에 두어서는 영원히 보관할 수 없어요.

누군가가 훔쳐가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해서 결국은 사라질 수도 있죠.

우리가 모아두고 저장하고 아껴두었던 모든 것들이 사라졌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은 2중 3중으로 이 땅의 저장 매체를 이용해 저장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삶에 저장해요.

그것이 곧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이고 지혜로운 삶, 후회 없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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